전쟁사 이야기 번외편 - 항공모함 시대의 도래
게시글 주소: https://ebsi.orbi.kr/00027336409
수능이 시간이 지나고 기출문제가 퍼지면서 점차 더 어렵고 신박한 유형이 새로 등장하는 것처럼, 전쟁사도 창과 방패의 끊임없는 투쟁의 결과물입니다. 시대가 발전하고 경험이 쌓여, 기술이 개발되면서 새로운 무기를 먼저 눈치채고 선점하는 국가가 전쟁을 주도해왔죠.
그런 의미에서 세계 2차대전은 기존의 벌어진 전쟁에서 여러가지 측면에서 혁명적인 발전과 충격을 주었습니다. 전례가 없는 대규모의 인명, 물자를 소비하는 대규모 총력전은 산업공학적 측면에서도 더 효율적이고 치밀한 계산과 분석을 요구했습니다.
세계 2차대전의 가장 중요한 변곡점은 뭐니뭐니해도 전통적인 해전의 상징인 '거함거포주의'의 종말과, 현대까지 이어져오는 '항공모함, 항공기 전성시대의 도래'입니다.
(독일의 전함 비스마르크는 세계 2차대전 초중반에 연합국에게 강력한 공포를 주면서, 동시에 거함거포주의의 종말을 암시한 최후를 맞는 드라마틱한 함생을 누립니다.
https://ko.wikipedia.org/wiki/%EB%8F%85%EC%9D%BC_%EC%A0%84%ED%95%A8_%EB%B9%84%EC%8A%A4%EB%A7%88%EB%A5%B4%ED%81%AC )
세계 1차대전에는 무조건 강력하고 아름다움 함포를 단, 두껍고 거대한 전함이 전쟁의 주도권을 잡았고 이는 드레드노트라는 전함의 패러다임을 제시합니다. 무겁고 두꺼운 장갑을 단 전함은 작은 구경의 주포로는 도저히 잡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죠. 무식한 떡대를 자랑하는 전함은 세계 2차대전 초까지 해군의 주력을 차지했습니다.
각국은 자국 예산을 쏟아부어 거대하고 큰 구경을 가진 전함을 경쟁적으로 건조하기 시작했고, 미국, 일본, 영국, 독일 등은 전쟁의 패권을 쥐기 위해 각자 유명한 전함을 여러척 건조했습니다. 앞서 나온 사진의 비스마르크 전함은 해군력이 빈약했던 독일이 그나마 체면을 세울 수 있는 전함이었습니다.
강력한 해군력을 가졌지만 워낙 넓은 범위를 지켜야하고, 섬나라라 해상 봉쇄에 민감했던 영국은 독일의 해군을 쉽게 제압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쩌다가 영국 해군은 독일 함대와 의도치않게 격렬한 싸움이 붙었고, 비스마르크는 영국 해군의 자존심인 후드 전함을 굉침시켜버립니다.
자존심에 강한 스크래치가 생긴 영국 해군은 모두 분노에 떨며 이 비스마르크를 잡기 위해 총출동했고, 바다를 이잡듯이 뒤져서 결국에는 비스마르크를 발견하고 쫓아가 침몰시킵니다.
이 과정에서 재밌는 것은, 영국 항공모함 '아크로열'에서 출격한 뇌격기(어뢰를 단 항공기)의 공격을 받은 비스마르크가 조타키가 고장나면서 항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이 때문에 꼬리가 잡혀 침몰했다는 것입니다. 영국은 항공모함이 얼마나 치명적일 수 있는지 스스로 증명했음에도 아직 시대가 바뀐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지나고, 이제 일본 제국이 미국의 진주만을 기습적으로 공격하면서 태평양 또한 세계대전에 휘말리게 됩니다. 인도와 싱가포르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던 영국은 자국 식민지를 지키기위해 금쪽같은 해군 함선을 2대 차출했습니다.
전함 프린스오브웨일즈와 리펄스는 일본 해군과 육군의 영국 식민지 침공을 방어하고, 미국과 더불어 일본 해군에 압박을 가하기위해 출동했습니다. 이에 맞서 일본군은 육상에서 발진한 항공기로 이 영국 함대에 맞섭니다.
결과는? 처참하게 영국 해군이 박살납니다. 불과 며칠전 일본 해군이 가공할만한 위력의 항공모함 전대를 파견해서 미국 해군의 다리를 부러뜨려놨는데, 영국 전함 2척도 말레이 해전에서 사이좋게 격침당하고 맙니다.
(일본 항공기의 맹폭을 받는 영국 함대. 말레이 해전에서 영국은 강한 자부심을 가지던 신형 전함 2척을 잃게되면서 완전히 질려버리고 말았습니다. 이제 시대는 강력한 함포를 가진 느린 전함이 아니라, 매서운 공격력과 높은 기동성을 가진 항공기의 시대가 왔습니다
http://mlbpark.donga.com/mlbpark/b.php?&b=bullpen2&id=1567945 )
이때 전함의 한계와 항공모함의 중요성을 깨달은 일본과 미국은 경쟁적으로 항공모함 건조와 훈련에 박차를 가했고, 이후 해전은 항공모함을 중심으로 흘러가게 되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함포와 어뢰로 전통적인 방식의 전투도 여러번 벌어졌으나, 이런 전투에서도 항공모함의 존재 유무가 매우 중요하게 작용했습니다.
기습이 어설프게 이뤄지면 적에게 훨씬 더 강력한 역습을 당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진주만 공습에서는 일본의 철저한 정보통제와 작전 계획으로 미국 해군이 완벽히 기만당하여 방심하는 사이 타격을 입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당시 입항하기로 되어있던 미국 항공모함이 늦어져서 항공모함은 온존했습니다.
이런 반격의 여지를 남긴 일본의 실수를 바탕으로, 미국은 일본 함대를 꾀어내어 기습을 가할 준비를 세우고 미드웨이 전투를 기획합니다.
자신이 기습을 가하는 입장이라고 안심하고 있던 일본 항모 기동부대는 미국의 습격을 당했고, 비록 여러차례 공격을 잘 막아냈으나 무질서하게 개판이 되어버린 일본 함대에게 미국 전투기들이 들이닥치면서 사이좋게 폭탄을 명치에 맞고 폭발합니다.
한순간에 항공모함 주력이 증발한 일본군은 이후 미국의 공세에 본토까지 서서히 밀리기 시작했고, 태평양 전쟁 말기 최후로 모셔두었던 비장의 카드인 야마토 전함에게 자살공격 수준의 명령을 내립니다.
(세계 최대의 구경을 장착했고 일본 해군의 정신적 지주였던 야마토는 미군 항공기들의 러쉬를 감당하지 못하고 폭탄과 어뢰를 두들겨맞고 침몰합니다. 이로써 거함거포주의의 상징인 전함은 완전히 전쟁에서 도태됩니다
https://brunch.co.kr/@herocwh/142 )
이제 느리고 무겁고 단단한 전함을 중심으로 전개되던 해전은 더 빠르고 정확하게 적을 먼저 파악해서 선제공격하여 섬멸시키는 현대 해전의 양상으로 돌아가게됩니다.
전쟁사 시리즈
https://orbi.kr/00020060720 - 1편 압박과 효율
https://orbi.kr/00020306143 - 2편 유추와 추론
https://orbi.kr/00020849914 - 번외편 훈련과 숙련도
https://orbi.kr/00021308888 - 3편 새로움과 적응
https://orbi.kr/00021468232 - 4편 선택과 집중
https://orbi.kr/00021679447 - 번외편 외교전
https://orbi.kr/00021846957 - 5편 공감과 상상
https://orbi.kr/00022929626 - 6편 정보전
https://orbi.kr/00023174255 - 7편 실수와 인지오류
https://orbi.kr/00023283922 - 번외편 발상의 전환
https://orbi.kr/00023553493 - 8편 준비와 위기대응
https://orbi.kr/00023840910 - 번외편 비전투병과
https://orbi.kr/00024082234 - 9편 예상과 예측
https://orbi.kr/00024160983 - 10편 신뢰성
https://orbi.kr/00024418374 - 번외편 보안
https://orbi.kr/00024715925 - 11편 기출분석
https://orbi.kr/00025035755 - 12편 파일럿 교육 양성
https://orbi.kr/00025121266 - 13편 인적자원과 교육
https://orbi.kr/00025579054- 14편 설계사상
https://orbi.kr/00026239605 - 15편 독소전쟁
https://orbi.kr/00026862509 - 16편 목적과 효율
https://orbi.kr/00027274206 - 17편 현대전의 발전 양상
알고리즘 학습법(4편예정)
https://orbi.kr/00019632421 - 1편 점검하기
학습이란 무엇인가(11편 예정)
https://orbi.kr/00019535671 - 1편
https://orbi.kr/00019535752 - 2편
https://orbi.kr/00019535790 - 3편
https://orbi.kr/00019535821 - 4편
https://orbi.kr/00019535848 - 5편
https://orbi.kr/00022556800 - 번외편 인치와 법치
https://orbi.kr/00024314406 - 6편
삼국지 이야기
https://orbi.kr/00024250945 - 1편 일관성과 신념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쌩노베 예고생의 당찬 인서울 문과 도전기!! (성적변화) 0
작년 7월 공부시작! 작년 9평 57565 화작확통 세지사문 이었구 성적표가 사라짐...
-
"수능 10일 남기고 롤드컵 시청" " 수능 전날에 롤 5판 "
-
리미트 0
리미트 b->a 일때 f(a)는 상수취급이라던데 그 이유가 리미트 식 내에서의...
-
지금보면 소문이 좀 잘못 퍼진듯 고능아면 3수하고 6모 74점 쳐맞거나 고2시절...
-
사문 황분들 6
개념 문제 꽉 잡으려면 책을 회독하는게 좋나요 아니면 실모를 풀어제끼는게 좋나요
-
너무 귀찮다 걍 유기할까.. 예약했는데 노쇼는 안돼ㅠㅡㅠ
-
"야 ,내려." 한번만 해보고싶음
-
나도 국어 잘하고 싶다 31
분명 어릴때 과학 교양 서적들 읽었는데...
-
근데 국어 지문을 보고 어디서 문제가나올지 예측이됨? 1
아침에 패턴을 찾으려고 기출봤는데 내눈엔 안보이던데... 하나 찾은건있음 인물의...
-
분컷 96점 28번 틀인데 해석하고 거의 다 풀었다고 신나서 우다다 계산하다가 틀렸넹…
-
머리가 길어서 그냥 비니속에 다 낑겨넣고 시험보고싶은데 매번 감독관한테 검사맡고...
-
수능 50일 남기고 영화를 볼 수 있는 여유가 부러워요 3
자신에 대한 믿음이 어느 정도 있으니 가능한 거겠죠 ㅠㅠ
-
2과목 필수인 학교가 있는것도 아니고.. 물론 1등급이면 유리는 하겠지만 1등급을...
-
부대 독서실에 박혀있다가 스카 오니까 좋네요..
-
국영수 높111 과탐 생지 23 이면 올수있다네요 둘다 높은 23
-
현실에서도 비내리네.. 우산 없어서 점심먹으러 비 다 쳐맞고 집옴
-
동대를보내달라.
-
잘될까 나한테 못되게 했던 애들 대학도 다 잘갔네
-
어차피 뭘 해도 내 전적대(예정)보다는 덜할 게 뻔하기 때문에… 그니까 제발 보내주세요 ㅜㅜ
-
왜이러지..몸상태가 말이 아니네 ㅠㅠ
-
지금 보는건 좀 에반데
-
교원대 수준 1
교원대는 인서울 어디 수준인가요???
-
항공대 전과 4
항공대 경영으로가서 항운과로 전과할생각인데 항대는 전과가 좀 쉬운편일까요?
-
냉방병 걸림ㅎㅎ 2
개도 여름엔 감기 안걸린다며
-
92점 15 21틀 아니 ㅅㅂ 개어렵네 ㅋㅋㅋㅋ 개빡빡한데다 계산도 많음 15 22...
-
이감 역대급 망.. 15
난 그냥 이감이 내는 언매가 싫다...
-
아니면 해강있는 강대컨하고 시중컨만 할까 고민이군
-
쩝.....
-
병결 진료확인서 0
병결로 학교 이틀 빠지면 병원 매일 가서 진료확인서 두 개 제출해야하나요???...
-
오르비언들 너무 착해 17
난 롤중이야.
-
심리학자 대상으로 문제 만들어놨네 ㅋㅋㅋㅋ
-
점심으로 해물뚝배기랑 김치찌개 중 뭐 먹을까요
-
자주 안봐야 하는것도 맞는데 자꾸 보고싶음 걔도 같은 마음일거고 잘 절제 하는거...
-
4등급 통통통
-
1주일에 등급 하나씩 오른다고 생각한다 다음 주 7등급 그 다음 주 6등급... 수능 주 1등급
-
이감 5-6 1
5-7 4 떠서 기어코 하나 더 풀어버림 2컷 나옴 아 근데 너무 힘들당
-
다리 다치고 목발 뗀지 얼마 안돼서 아직 다리 ㅈㄴ 아픈데 여자들 8할정도 일부러...
-
독서까진 다 못할 거 같아서 ㅠ 시즌 5부터 1까지 다시 풀려고 하는대 독서는...
-
과외생 내신대비 하는데 완자 했고 다음에 오투를 할 지 아님 출판사 평가문제집을 할...
-
작ㄴ년에친거..성적이되는게 그거밖에없음...
-
1. 난이도형 모의고사 Summit / Trigger... 특히 영어 Summit...
-
흠
-
영어 실모 1
작년꺼 풀어도 딱히 상관 없을까요..?
-
수학황이었네요
-
풍류를 즐기는 삶
-
사랑해요 5
이 한마디 참 좋은말
-
ㅈㄱㄴ
재밌네요.시간나실때 러일전쟁때 뤼순항 해전 이야기도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