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드 오브 에반 [675175] · MS 2016 · 쪽지

2016-07-29 22:34:07
조회수 3,059

순간 울컥,,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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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저는 어떤 케이블을 찾기 위해서 서랍을 뒤졌습니다. 서랍을 뒤지다가,, 제가 그동안 학창시절 받았던 생활기록부, 상장, 성적표 등등,, 많은 것을 보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가 열심히 필기했던 노트, 프린트 등등,, 심지어는 제가 3년동안 수없이도 많이 떨어졌던 수시 논술 수험증도 보이더라구요.


한참을 말도 없이 서랍만 뒤졌습니다. 순간 울컥한 마음이 솟았습니다. 내가 이런 놈이었구나,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재,삼수 2년동안 진짜 치열하게 살아왔구나,, 내가 생각하는 그런 한심하고 머저리 같은 놈은 아니었구나.,,제가 조악한 글씨로 써왔던 학창시절 프린트의 한글자 한글자가 제 마음에 쿵!하고 다가왔습니다. 생활기록부의 활동기록, 내가 학창시절 무엇을 생각하고 행동했는지 한줄한줄 적혀있었습니다.


저는 삼수해서 이번에 1학년을 다니고 있는 학생입니다. 작년까지는 여러분과 같은 수험생이었구요. 요즘들어 제 스스로의 자신감과 자존감이 하락하여, 삼수까지해서 대학에 입학한 내가 무엇을 먹고 살아야하는지에 대한 막연한 걱정과 두려움에 사로잡혀 하루하루를 살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더 근본적으로 저라는 인간이 이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적합한 인간인지, 인간관계 속에서 나라는 사람은 어떤 인간인지에 대한 자조가 저를 움켜잡고 있었습니다.


방금 전 발견한 그 서랍 속 낡은 '유물' 들 덕분에 당분간은 좀 가슴피고 다닐렵니다. '그래도 나란 인간 한다면 하는 인간이구나' 조금은 제 마음을 달래주는 그런 서랍이었습니다.


혹시 공부하다 지치시고, 자신에 대한 회의감에 사로잡히신 분들, 혹시 한번 자신의 서랍을 열고 자신이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회상해보는 것도 좋은 위안이 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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