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기숙일인자 [589141] · MS 2015 · 쪽지

2016-07-04 21:2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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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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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의 기적.

수능이 어느덧 136일이 남았다고 한다.

작년 이맘때쯤, 난 반수를 하려고 개념공부를 조금씩이나마 하고 있을때다.

내가 제작년에 다녔던 강남대성 기숙학원을 들어간게 8/1이었던가 8/2었던가,, 반에 편입해서 들어갔더니 칠판에 D-100이라고 쓰여있더라. 난 아직 개념공부도 끝내지 않았는데 말이다.

삼반수라는 부담감을 안고 굳건히 공부를 시작했다.

가자마자 한 짓은 부족한 개념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었다. 국,영,수,화1,생2 뭐하나 쉬운 과목이 없었다. 영어 단어는 학교를 다니며 다 잊어버린지 오래였다. 들어간지 일주일만에 선생님들을 찾아다니며 공부 방법을 여쭈고 다녔다. 돌아오는 대답은 조용히 공부나해. 라는 대답.

그렇게 미친듯 공부를 시작했다. 강대기숙에는 심야자습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격일로만 가능한 심야자습을 난 매일 했다. 그리고 부족한 공부량을 채우기 위해 기숙사 화장실에 앉아서 공부를 했다. 그러고 나니 매일매일 3시에 잠에 들었다. 남들은 이미 해왔던 것들을 나는 이제야 천천히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8월 모의고사가 다가왔다. 시험을 보고나니 우리반 중에 31등인가 하더라.(36명이었던걸로 기억은한다. 내 밑에 5명은 누굴까..) 하지만 모의고사 따위에는 연연하지 않았다.

'수능'은 내가 제일 잘볼거야 라는 마음으로 친구도 없이 공부만 했다. 아침에 일어나 교실에 오면 거의 항상 1등 내지 2등으로 오더라. 그렇게 하루의 공부를 시작했다. 수업이란 수업은 다 들었다. 내가 원하는 특강도 들었다. 그리고 부족한 개념과 문제풀이를 위해 필요한 모든 일을 다했다. 인강 선생님들의 강의는 원하는 만큼 다 들었다. 각 과목당 들은 인강선생님은 평균 3명은 되더라. 그렇게 꾸준히 해갔다. 오직 '의대를 가겠다'와 '나는 성공한다' 라는 생각만 가지고. 학원에 있던 인강시간에는 항상 내 이름이 있었다. 누가보면 미친놈이라고 하는 듯이 인강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그걸 소화해내기위해 자습시간은 새벽까지 계속되었다.

그렇게 9월이 되었고 9평 모의고사를 봤다. 이번에는 20등정도 하더라. 성적이 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아직 의대에 가기에는 많이 부족해보였다. 지쳣지만 해오던 대로 3시간씩 자며 공부를 꾸준히 해나갔다. 하지만 제일 힘들었던건 멘탈이 아니었을까한다...

내가 해낼수 있을까.. 이런 생각에 항상 걱정만 쌓였었다. 그래서 생각해낸게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씻으며 나에게 속으로 외쳤다. "나 성공해 반드시 그러니까 오늘도 최선을 다하자."(오글거리긴함..) 무튼 그러고 수능 50일정도 되서는 인강을 다듣고 남은 5분정도를 이용해 오르비에 있는 말하는대로 라는 노래를 들었다.. 그러고는 또다시 공부하고 또 버텼다.

반아이들이 열심히 수학 모의고사를 풀기 시작했다. 내게 필요한 모든 걸 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내가 그런 수학모의고사들을 가만히 놔둘수 있겠는가.. 다 샀다. 필요한걸 다 샀다. 하지만 그걸 풀 시간 따윈 없더라. 해야할건 산더미 처럼 쌓여있던 나는 곧바로 선생님을 찾아가서 여쭈었다. "너무 할게 많은데 뭘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라고 하니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길 "눈앞에 있는 거부터 해." 참.. 성의없어 보일수도 있지만 나에겐 큰 조언이었다. 곧바로 자리에 앉아 손을 뻗어 잡히는 문제집부터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많아 보이던 문제집들이 다 풀려있더라. 그러고는 또다시 문제를 모으기 시작했다. 물론 수학 모의고사는 풀지 않았다. 기출을 다시 풀기에도 충분히 바빳으니까. 그러고는 과탐 모의고사를 모든 인강선생님의 모의고사를 다 풀기 시작했다. 무슨 문제를 풀었는지는 따로 연락을 주시면 알려드리도록 하고. 무튼 그러다 보니 과탐도 잡혀가는 듯 했다. 수시는 최대한 날리는 카드로 생각하고 정시를 노리자 하고 논술준비도 하지 않고 수능에 온힘을 쏟았다.

그렇게 하루하루 지나갔다. 시간은 참 빠르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어느샌가 수능 전날이 되더라.

제작년에 그랬듯이 이번에는 잠이 안오면 어떻하지라는 생각을 했다. 문득 선생님이 해주신 말이 생각이 났다. "잠이 안오면 자지마. 괜히 자려고 하지마." 이생각에 수능 전날에 안오는 잠을 뒤로하고 또다시 앉아서 공부를 했다. 그러고는 피곤에 휩쓸려 잠에 들었다.

그렇게 수능날이 되었고 수능시험장에 들어갔다. 제작년과는 다르게 반에 아는사람 한명도 없더라. 후드집업을 들고간 가는 귀를 막고 후드를 쓰고 앉아 마지막 정리를 시작했다. 그리고 각 시험이 끝난 뒤 다시 귀를 막고 다음 시험 과목 정리를 시작했고, 그렇게 과탐 마지막 과목일때 몸이 저리기 시작하더라. 수능이 끝나고 교실을 나오니 사지가 저리더라. 그렇게 학원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싣고 학원에 도착했을때 그리고 학원 정문을 들어가기 시작했을때 알수 없는 기쁨이 있었다.

그러고는 든 생각은 "난 정말 최선을 다했어. 못봤어도 괜찮아. 난 만족해."

그렇게 수능이 막을 내렸고 내가 노린 정시가 아닌 수시로 난 의대에 합격했다. 그러고는 지금 매일 술을 마시며 지내고있다.ㅎㅎ




이 글에서 내가 말하고 싶은 이야기는 하나다. 내가 뛰어나다라는 말을 꺼내기도 싫다 역겹다. 다만, 아직 136일이라는 시간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아직 충분히 성공할 만큼 시간은 남아있고 누구든 충분히 성공할수 있다. 100일이라는 시간을 그리고 그보다 많은 136일이라는 시간을 얕보지 마시길...

당신들의 건승을 기원한다. 당신의 성공을 위한 질문은 언제든 환영이다.

http://orbi.kr/0008701977 올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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