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나보다 똑똑할 수 있다는 상상을 하지 못하는 것
게시글 주소: https://ebsi.orbi.kr/00071092202
이번 칼럼은 매우 짧은 칼럼이 될 것 같네요 ^^
전 최근 메타 인지 능력의 부족함을 절실히 느끼고, 그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 말하는 방식과 말투가 얼핏 잘못 받아들이면 상대방을 무시하고 무식하게 보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을 요새 많이 깨닫게 됩니다.
왜냐하면 일종의 직업병처럼, 오르비나 다른 카페나 질문을 받고 답변을 세세하게 하고 설명을 하는 과정 중에서 상대방이 전혀 무안하지 않게, 이해 못하는 것이 없고 제 생각의 속도를 잘 따라오게끔 하기 위해서 일부러 더욱 세세하고, 단계별로 분석하여 설명하는 경향이 컸습니다.
물론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고, 보통 공부를 너무 잘하거나 천재성이 짙은 학생들이나 교수님들은 자신의 생각을 너무 빠르게 전개하고 설명해버리니까 듣는 학생들 입장에서 이해를 못하고 못 따라가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그 천재들은 본인만 그걸 이해하고 본인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설명을 하는 것입니다 이 또한 메타 인지가 부족하다고 할 수 있죠.
GAI 한테 물어보니, 소위 전문가들이나 잘 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설명을 어려워하고 그들의 재능을 온전히 잘 전달하지 못하는 현상을 이렇게 설명하더군요. 명시지와 암묵지 개념은 수능에도 나온 유명하고 좋은 개념입니다
https://blog.naver.com/cognitasapiens/223699581249
제가 과거에는 그러지 않았던 것 같은데, 나름 공부도 많이 하고 자신감이 생기다 보니까 이렇게 좀 오만하게 생각한 듯 합니다. "내가 모르는 것을 남들도 모를 것이고, 남들은 나보다 부족하고 배경 지식이 없을 것이다" 물론 당연히 고등학생과 비교하면 제가 인생도 좀 더 오래 살아왔고 공부도 더 많이 풍부하게 했으니까 적용되지만, 같은 급의 학생이나 교수님 이상의 사람들은 저보다도 더 잘 아는 경우가 당연히 많지 않겠어요?
그런데 항상 저보다 어린 사람들을 보고, 항상 친절히 설명을 하는 일을 직업병처럼 습관화가 되다보니까 메타 인지 능력이 떨어진 듯 합니다. 저도 누구한테 설명을 들을 때 제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나중에 메모를 했다가 찾아보면 되지, 꼭 그걸 화자가 일일이 모든 단어를 설명할 필요가 없고, 어느 수준의 단어부터 설명을 해야 하는지 애매모호 합니다. 말을 하다가 거꾸로 아 이미 다 알고 계셨구나~ 라는 생각이 들 때 몹시 부끄럽더군요,
그러다보니 글이 너무 장황해지고, 쓸데없이 일일이 다 세세하게 설명하고 비유를 들고 예시를 들다보니 좀 잘 알고 저보다도 공부를 많이 했고 오랫동안 해온 사람들을 무시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고 요즘 많이 느낍니다.
사람은 자신의 머리가 한계입니다. 자신의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곧 세상의 전부입니다. 자신이 이해 못하는 것은 남들도 이해 못한다고 함부로 생각을 해버리는데, 전혀 아닙니다 이 세상에 천재는 정말 많습니다. 전 어릴 때 과학고나 카이스트 포스텍에 밥먹듯이 학생들을 입학시키는 유명한 수학 학원에 다닌 적이 있었는데, 그때 보면서 느낀 것이 정말 자폐증이 있는 정도의 천재들이 엄청나게 많이 있었습니다.
오히려 그때는 겸손하게, 나는 아무것도 아니구나~ 하면서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지!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요새는 타성에 젖고 스스로의 메타 인지 능력이 떨어져서 오히려 안락한 삶을 살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메타 인지 능력이 높다는 것은 단순히 IQ가 높다는 것이 아닙니다. 예컨데 내가 IQ가 100인데 메타 인지가 높다면, 남들이 IQ가 100을 뛰어넘는 수치, 120 130 150 등의 수치를 가질 수도 있으며, 내가 모르는 것을 남들이 알 수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조언도 쉽게 구할 수 있고, 자기 자신의 한계를 잘 가늠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제가 과거 연을 끊어버린 어느 일뽕 극우 친구는, 저에게 항상 "어이구 빡대가리 새끼야~" 라던지 "저걸 이해 못하는 니 인생이 망겜이다~" 나 "너는 헛똑똑이야" 라는 식의 말을 정말 많이 했었고, 참다 참다 결국 폭발해서 관계를 칼로 끊어버리고 쌍욕을 부어줬던 기억이 납니다.
그 친구도 나름 똑똑하고, 대학도 전문대를 나왔으나 그닥 멍청한 것도 아니었고 인터넷도 자주 접했었기에 저랑 오타쿠적 기질이 공통적이어서 나름 대화가 잘 통하긴 했습니다만, 그 친구는 자신의 지능과 별개로 메타 인지 능력이 너무 떨어졌던 것 같습니다. 전 그 친구를 배려해서 그 친구가 이해하지 못할 만한, 제가 배운 특수한 전공 지식 등을 절대로 언급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것 때문에 저를 헛똑똑이라고 부른 것 같습니다 제가 다니는 대학은 부러워 하고 엘리트 지식인 취급은 하면서 말이죠.
메타 인지가 낮은 사람을 어떻게 가르치고 발전시킬 수 있는가? 에 대해서 이것만큼 어려운 일이 없겠구나 싶은 생각이 많이 듭니다. 자신의 한계라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고, 그저 자신의 머리가 이해하는 세상을 세상의 전부라고 확신하며, 남들이 자신보다 유능하거나 뛰어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아예 봉쇄해버리기 때문에 무슨 말을 해도 그 알을 깨고 더 큰 세상을 보게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https://writemymind.tistory.com/5
메타 인지가 발달했다면 내가 어디서 계속 실수하고 틀리는지 명확히 알고, 어디서 잘 하는지를 아니까 특히 수능처럼 모든 과목에서 높은 점수를 맞아야 하는 식의 시험에서 얼마나 강력하겠습니까? 약점을 모두 메꿔버릴 수 있는데. 물론 수능을 잘 보았다고 어느 특정 분야의 천재성을 발휘하는 것으로 반드시 이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국에서 화학을 제일 잘해서 화학은 상위 0.01%가 나오지만 다른 교과목을 망쳐서 전체 성적이 낮아지는 천재들도 분명 많이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수능은 특화보다는 보편성, 넓은 일반성을 더 추구하기에 이런 점에서도 비판을 받습니다
https://www.u2math.co.kr/Content/Index?idx=120
최근에 말했던 것처럼, 전 요새 소프트웨어 공부를 새로 하면서 메타 인지 능력이 부족했던 것을 심하게 느끼며, 그 댓가로 학점이 바로 박살이 나더군요. 그냥 무식하게 편안하게 자료 교안 PPT나 읽으면서 대충대충 복습을 했으니까, 막상 제한시간 안에 코딩을 짜야 하는 시험에서는 너무 취약점이 잘 드러나더군요.
옆에 전과를 한 여학생이랑 같이 공부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 학생에게 여러가지 질문을 하면서 효과적인 학습법을 좀 연구를 해봤는데, 그 친구는 PPT를 넘기기 전에 반드시 그 장을 완벽히 이해할 때만 넘어간다고 하더군요. 참고로 그 학생은 중간고사에서는 2점 짜리 사소한 문제 실수를 한 것 말곤, 평균이 겨우 반 정도일 때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은 친구였습니다.
요새 제가 가고 싶은 신경과학 분야에서도 메타 인지 능력이 매우 핫하고 중요해서 관련해서 논문을 읽느라 죽을 맛이군요. 관련해서 더욱 더 많은 공부와 연구를 하고 더 좋은 컨텐츠로 돌아오겠습니다!
사고력이란 무엇인가
https://orbi.kr/00064157242 - 24편 리터러시(문해력, 독해력)이란 무엇인가
https://orbi.kr/00064692514 - 25편 단순히 많은 학습 시간은 배신을 할 수 있다!
https://orbi.kr/00064934387 - 26편 대한민국은 강대국이 될 자격이 없다
https://orbi.kr/00065089413 - 27편 본질 feat. 반추 동물의 생존
https://orbi.kr/00067574982 - 28편 추론이란 무엇인가
https://orbi.kr/00067699093 - 29편 천재에게 과외 받지 마십시오
https://orbi.kr/00067722206 - 30편 중요한 것으로 마음을 가득 채우세요
https://orbi.kr/00067987848 - 31편 국어와 영어를 잘하는 법 - 중요한 것에 밑줄치고 집중하라!
https://orbi.kr/00068049459 - 32편 수동적으로 넣기만 하지 말고, 능동적으로 꺼내는 연습도 해야합니다
https://orbi.kr/00068083401 - 33편 이 세상은 '언어'로 이루어져 있지 않을까?
https://orbi.kr/00068269691 - 34편 최고를 경험하라!
https://orbi.kr/00068742477 - 35편 컴퓨팅 사고력(computational thinking)!
https://orbi.kr/00068829690 - 36편 컴퓨팅 사고력2 (computational thinking)!
https://orbi.kr/00068855045 - 37편 잘 하는 것과 잘 가르치는 것
https://orbi.kr/00068881736 - 38편 사고의 틀과 각인하기
https://orbi.kr/00068895360 - 39편 장난감 총으로 훈련을 하면 실총 사격에 도움이 될까?
https://orbi.kr/00068983469 - 40편 인성도 능력이다!
https://orbi.kr/00069006817 - 41편 우리는 왜 글을 읽고 작문을 해야하는가
https://orbi.kr/00069112212 - 42편 저는 사실 여러분을 상대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복습하는 것입니다
https://orbi.kr/00069300631 - 43편 편견은 싸고, 통찰력과 창의력은 비싸다!
https://orbi.kr/00069489882 - 44편 수능 가까워졌으니까 오랜만에 써보는 학습 칼럼 - 최종 정리
https://orbi.kr/00069687160 - 45편 지능이란 무엇인가 - 뇌가 있어야 지능이 있을까
https://orbi.kr/00069743070 - 46편 지능이란 무엇인가 2편 - 참된 지능은 무엇인가
https://orbi.kr/00070014446 - 47편 메타 인지와 지혜에 대해서
https://orbi.kr/00070093084 - 48편 모델(모형)은 세상을 해석하는 함수이다
https://orbi.kr/00070241820 - 49편 대학가면 이 2가지는 반드시 하십시오
https://orbi.kr/00070605569 - 50편 생성형 AI를 활용한 메타인지 키우기
https://orbi.kr/00070606335 - 51편 생성형 AI를 활용한 메타인지 키우기 2
https://orbi.kr/00070708326 - 52편 생성형 AI를 활용한 메타인지 키우기 3
https://orbi.kr/00070715428 - 53편 생성형 AI를 활용한 메타인지 키우기 4
https://orbi.kr/00070780458 - 54 편 계층 구조를 통해 바라본 인간의 효율적인 독해 방식
https://orbi.kr/00070849673 - 55편 메타 인지가 나쁘면 머리가 고생한다
https://orbi.kr/00070901705 - 56편 요약의 중요성에 대해서
- 57편 남들이 나보다 똑똑할 수 있다는 상상을 하지 못하는 것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얼버기 1
ㄹㅈㄷ 갓생이네요
-
다 자셈 ㅇㅇ 7
난 안 잠
-
어느정도 반인가요? 시대 낮반보다 강대스투가 낫다는데, 이정도면 스투 가는 게 나을까요?
-
그래 뭐... 짜피 최초합은 물건너간지 오래인데
-
들어도 돼요? 고2때까진 감으로 1 맞았는데 고3 기출 푸니까 바로 85점...
-
떨치고 자야지 1
레어생각만하면 잠이 안와요
-
항상 행복하세요
-
제일 재밋어 이상태로 짝녀랑 대화하는것듀재밌옸는데
-
살면서 케이크 딱 한번 먹어봤는데(어릴때 알러지때매 안먹음) 커서 알러지는 나아져서...
-
둘이똑같음
-
잔치국수 땡김 2
요즘 잔치국수 파는곳이안보여
-
음 그걸로 구분하면 되겠군
-
찌이익
-
오르비 안녕히주무세요 12
-
ㅈㄱㄴ 전자융합도 전자과인가?
-
하긴 케잌위에 딸기는 다 이쁜딸기더라 못생긴 딸기가 더 맛있긴한데 옯붕이들같아
-
대충 무릎 벅벅 긁으면서 낙서하듯 그려본 그래프 개형으로 어거지로 문제 만듦 그러고...
-
방황이 길다..
-
암빠킹 스튜피드 3
스리핑 bye
-
이거 평백몇임? 8
내가잘못알고있었나 평백 정확히 어캐계산함요
-
(?)(?)(?)(?)(?)(?)
-
없는거 같음 내가 올해수능 잘봤으면 안 우울했을까? 현역때 잘 갔으면 안우울했을까...
-
그만큼 joat같을수가 없음 그냥 독학하러 가는 수업임 사실 이건 대학 수업 과반인...
-
다들자냐 0
난 잠이안오네
-
아싸 장학 100이다 ~ 대치도 기준 알려주면 좋을련만.. 장학 덜 주려고 내부기준 이러네
-
재입학 관련글 1
안녕하세요! 반수고민중인 06년생입니다. 최근 대학 재입학제도에 대해 알게되었는데...
-
칸나레어는 사지마세요..
-
전 키배도 못뜨는데 말재주도 없어서 다른 커뮤에서는 싸울 일 생길까봐 글 잘 못씀뇨...
-
홍익대가 나 떨구면 반수해야하는데 반수ㅈ망대비 전과도 해야됨 안정으로 쓰려고 과를...
-
작수 원점수 96인데 수학 유기했다가 오랜만에 서바 풀어보니까 개어려움요.. 서바...
-
굿바이 오르비
-
To.ㅎㅇㄷ 2
갓익대 나 붙여줘
-
ㄸ닥 0
ㄸㄷ
-
레전드곰보였는데 피부가 거의 정상인에 근접해짐
-
약간 깨달아버렷어 11
잘라그랫는데
-
상대가 부끄러워하며 좋아하는것이 티가 난다면 초진심 칭찬하는것도 되게 도파민이 나와...
-
크아아아아ㅏ아아아아아ㅏㄱ
-
다즈비펀치! 다즈비펀치!
-
돌아왔다 42
-
gg.. 4
낼 풀자 찐 공간도형은 넘 어려웡..
-
ㅈㄱㄴ?
-
형도 자러간다 27
12만 덬 모으기 여행 떠나야지
-
나도자러가야징 11
-
재미없네 12
그냥자야지
-
캌테일 on 2
매수 ㄷㄱㅈㄷㄱㅈ
-
새터는 꼭 가라 13
술게임 ㅈㄴ 재밌다
-
어렵다 11
모든 변이 주어진 사면체 이거 개쉬워보이는데 왜케 어렵지
-
증거 왜 안깜 제2의 보현아니냐
오 강사신가요?
강사라기 보다는... 아마추어 칼럼니스트죠 ㅋㅋㅋ
거기 유명한 분이 많으시던데 아쉽게도 전 동국대 공대 소속입니다. 지금은 학생 설계 전공이라고 제가 스스로 만든 커리큘럼을 따라가는 중이고요
좋은 주제네요
저는 메타인지 올리기위해서 동일 직무에서 앞서있는 누군가의 일을 지켜보는게 되게 중요하다 여깁니다
그래서 휴무인 오늘....... 스블 시청중...
정말 칼럼이 읽기에 가치가 있네요 한번 쯤 생각하고 고민해봤을 의문들에 느낌표를 달아주다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