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윤 대비한다고 정의론을 읽어야 한다니
게시글 주소: https://ebsi.orbi.kr/00070657555
2025학년도 생윤 수능 문제입니다. 아래 어떤 분이 저 ㄴ 선지를 예시하면서 지금 시간도 있으니 롤스의 '정의론'을 읽어야 한다는 글을 올렸던데, 저는 그냥 심심풀이로 그런 말 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쌍욕까지 날리는 거 보니 이분이 나름 진지했던 것 같네요. 이분이 만일 내년에도 수능 응시한다면 이분도 깨달아야 하고, 그리고 혹시 그분 말에 혹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도 알아야 하기 때문에 글 씁니다.
ㄴ 선지는 교과 외가 맞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 평가원은 예외 없이 소거법을 사용해서 정답을 쉽게 고를 수 있게 합니다. ㄹ 선지는 기출이기도 하고 기출 아니라도 이제는 다들 아는 내용이라서 바로 제거됩니다. ㄱ은 누구나 쉽게 고를 겁니다. 그럼 ㄴ, ㄷ이 문제될 겁니다. 그런데 ㄷ도 어려워하는 학생이 있었던 것 같기는 하지만 그냥 말이 안 되는 내용이라서 바로 제거가 됩니다. 최소국가만이 소유권 침해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지, 최소국가에서만 소유권 인정이 된다는 게 노직 주장은 아니거든요. 이 선지는 얼핏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아주 약간의 배경지식만 있어도 바로 제거되는 선지입니다.
그렇더라도 수험생 입장에서는 헷갈릴 수 있다고 칩시다. ㄷ이 쉽게 제거된다는 걸 논외로 하고 ㄴ 선지 자체만 놓고 이제 판단해야 하는데,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요?
이 ㄴ 선지를 고르기 위해 '정의론'을 읽어야 할까요? 그 책은 일단 분량이 상당히 많은 데다가 내용도 어려워서, 롤스를 특별히 전공한 교수가 아니면 이해도 못합니다. 교수들도 이해를 못하는데 수험생이 그 책을 이해하기 위해서 읽는다는 건 일단 말이 안 됩니다. 인강강사들도 정의론 이해 못합니다. 부분 부부만 이해하는 정도지, 전반적인 이해는 못합니다. 그럼 이해도 못할 책을 굳이 왜 수험생이 읽어야 할까요? 아니면 그냥 '정의론' 내용을 다 암기할까요? 이런 건 배경지식을 통해 해결해야 합니다.
첫째, 사회계약설은 '상호 신뢰'를 전제로 하는 이론입니다. 이것을 '일반적 호혜성'이라고 합니다. 서로 약속을 지킨다는 신뢰가 있어야만 계약이 가능하죠. 물론 이 신뢰를 깨뜨릴 가능성도 있으니까 이것에 대한 처벌도 계약 내용에 집어 넣어야 하고요.
둘째, 그런데 롤스 이론도 사회계약설에 속합니다. 롤스가 말하는 '상호 원조 의무(mutual aid)'도 구성원 간 신뢰가 전제된다고 롤스는 강조합니다. 당연히 서로 신뢰할 수 없는 존재들이라면 처음부터 사회계약은 불가능하겠죠? 서로 신뢰할 수 없는 상대방과 무슨 '약속'을 하겠어요?
제가 설명은 이렇게 하지만, 당장 수능 시험장에서 선지를 골라야 하는 수험생 입장에서는 그렇게 쉽지는 않은 선지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런 배경지식으로 선지를 골라야 하는지, 아니면 저런 선지 하나 고르겠다고 그 두껍고 어려운 정의론을 읽어야 하는지, 판단은 쉽게 내려질 것 같네요.
담요단들이 올해 생윤, 윤사 폭망했습니다. 그냥 무턱대고 암기하는 공부로는 좋은 결과 얻을 수 없습니다. '정의론' 읽는다고 저런 선지 맞힌다는 보장도 없는데, 저런 선지 혹시 나올지 몰라서 우왕좌왕하다가 다른 과목 공부 제대로 못하는 일도 자주 봅니다.
사탐을 수능 직전에 다른 교과 공부 방해하는 역할을 하게 하면 반드시 실패합니다. 생윤 오개념 가지고 우왕좌왕하다가 시간 다 허비하는 일도 자주 봤습니다. 생윤도 잘봐야 하기 때문에 생윤도 신경을 쓰는데, 이게 불안하게 되면 다른 교과 공부도 눈에 안 들어오죠. 윤리 수능 공부는 원서 읽는 거하고 아무 관계 없습니다. 아무 관계 없다는 건, 원서 읽는다고 해서 좋은 결과 나오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경의중앙선 온갖사람이 다낑겨타네
-
몬스터사니까 유통기한 1시간 지난 삼각김밥 줬음 학원가는길에 먹으래
-
재수생 어캄? 1
아침에 독서실갈때 씻고감??
-
2배수가 아니라 지원자 전체 중 최고-최저가 15넘으면 그걸 나눈다니 그럼 막 입결...
-
얼버기 3
갓생 2일차
-
갑자기 궁금해서 그런데 저출산이 심해서 20년 뒤쯤엔 대학들 안락사할 거 같은데...
-
기차지나간당 3
부지런행
-
얼버기 4
그래그래휴가나왓서
-
네
-
점공해라 0
-
얼버기 3일차 4
-
왜 점공댓글에 큰일났다 이상하다 이런 말이있지 폭 아닌줄 알았는데 폭인가요??
-
흰목이버섯에다 대고 외계인 연골이라는 드립쳤다가 패드립먹음 이게 패드립할만한일인가
-
-페퍼로니는 닭대가리랑 돼지혀를 갈아서 만든다고 음해하기 -갈릭디핑 페인트같다고...
-
ㄹㅇ 한입한입 먹을때마다 혈관하나씩 굳는느낌인데 멈출수가없음 죄짓는거같아
-
얼버기 1
부지런행
-
마늘맛카드뮴옐로우캬캬
-
얼버기 2
오늘부터 잇올 간다..
-
수능치고나서 다시 푸니까 12번부터 턱턱 막히는데.. ㅠㅜㅜㅜㅠ과외잡으려면 1...
-
장문) 원서접수, 합격발표 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0
원래도 자주 올라왔던 이과vs이과, 문과vs문과에 더해서 교차지원이 가능해진...
-
점공 18등 ㅅㅂ ㅋㅋ
-
지금 보니까 낚시 키워드 존나게 많네 48점 1등급 어케했노....
-
매그너스 칼슨 0
결혼하셧구나
-
불면증인가
-
내 뒤에 한 명 있다
-
수능과 바둑이 비슷한 이유 (Ft. 숨은 그림 찾기) 2
안녕하세요 :) 디올러 S (디올 Science, 디올 소통 계정) 입니다....
-
얼버잠 1
-
1코 꽁으로 얻는 거잖아...부러움 +1 안해도 사회나가서 1살이득볼 수 있고
-
여기 댓글 보니까 자꾸 특정 교재는 오개념 없다는 댓글 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
https://youtu.be/mtHffXcQ3uY?si=ZoQS380c8UWmXWz7 최초합기원
-
진지하게 아파트 과외 전단지 붙여도 될 정도의 학력인가요,,,
-
그리고 연고대 편입판으로 다시 돌아올거임
-
둘 다 멀어서 자취나 기숙사를 다녀야하고 학비걱정은 없습니다. 의견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
재입대 한 이유 0
군복이 내 수의가 되길 하고 생각했음 그런데 어느 교과님, 동기들 때문에, 이...
-
휴학하는것보다 더 큰 혼란과 파괴, 망가가 오겠죠 지금보니 그 누구도 학년 어레인지...
-
본인 23년도에 재수할때 기숙에서 했었는데 67->61되서 나옴(물론 지금은...
-
왜지
-
새벽에 똥글쓰다가 30렙 노랑색 되니까 개쪽이네이거;;
-
재수때 10키로 찐거 대학오자마자 3월에 그대로 빠짐 얼굴살만 빼고 ㅠ
-
주술회전 보고 똥 먹고 온 기분이라 한탄하듯 똥글 쌈 ㅈㅅ
-
잘 보고계신겁니다
-
ㅈㄱㄴ
-
그때 너도나도 씹덕친구들이 귀칼애니20화 보라고 히노카미카구라 원무 보라고 호들갑은...
-
아 왜케 춥지 1
긴팔 입어야하나
-
아직도 법 들이대면 다 인줄 아는 저능아 없지요? 법적용 자체가 그냥 코걸이...
-
에밀리아는 예쁘지만 ㅈㄴ 하차마려운데
-
일생겨서, 바빠져서 어쩔수없이 드랍한거 아니고 순수 노잼이라 드랍한 것들 그 비스크...
-
진짜재밌게본애니 2
너에게 닿기를 <<<< 진짜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 몽글몽글
-
ㄹㅇ이 명작인데..똥 먹는 기분도 안 드는데 쿄애니 방화 이후로 뭐 안 나오는 기분이라 슬프다
생윤 강사지만...여러분에게 정의론 읽을 바에는 차라리 다른 것 선택하라고 하겠습니다.
왠지 학교 선생일거 같음
ㄴ선지는 "원초적 입장의 당사자들은 도덕적 인격체들이다"라는 기출선지에서 추론가능하지 않나요? 상호 신뢰할 "수 있는" 이니까.. can이니까요
그거 몇년도 몇월 문제인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도덕적 인격체들'이라는 기출 선지가 있었나요? 사실 제가 본글에서 ㄴ 선지에 대한 설명을 전부 한 건 아닙니다. 어떤 맥락에서 그런 표현이 사용되었는지를 보면 추론 가능한지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생각해보니 기출인지 정확히 기억은 안나네요.. 공부 중에 확실히 본 기억은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해서 확실하게 풀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