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재 게임과 신뢰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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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수능이 한 달밖에 남지 않았군요. 요새 날씨가 굉장히 급격하게 추워지죠? 이런 때일수록 컨디션을 잘 유지하면서, 정신적으로도 관리를 잘 해야 합니다. 십중팔구 급격한 기온 변화와 따뜻한 난방 등으로 인해서 잠도 쉽게 오고 정신도 멍해지며 늘어지고, 너무 두꺼운 외투는 땀을 유발해서 짜증을 높이기도 합니다.
특히 정신적으로는, '평소 나오는 실력만큼이라도 잘 발휘하자'라는, '높은 저점'을 설정하여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늘 그래왔지만 여러분 SPK나 SKY(YSK인갘ㅋㅋㅋ) 안가도 인생 망하는 것 아니고, 적당한 대학만 들어가서 거기서 추가적으로 노력하면 부족한 간극을 충분히 메꿀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무조건 수능 만점을 향해 더 가까워져야 한다는 고점에 집착하지 말고, 평소 나오던 실력만큼만 나와도 결코 손해가 아니라는, 안정적인 저점을 염두에 두시길 바랍니다~!
경제학의 '게임 이론'은 인간이 사회에서 상호작용을 하면서 발생하는 다양한 갈등과 자원 분재 문제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효율적인 전략과 사고력을 활용하여 자신의 이익과 효용을 극대화하는 것에 대해서 깊은 탐구를 합니다. 죄수의 딜레마는 수능 국어 비문학에도 나올 만큼 너무나도 유명한 사례이고, 그 외에도 공유지의 비극이라던지, 팃포탯과 파블로프 전략, 공격적 현실주의 이론 등 외교 국제정치학으로도 이어지는 개념입니다.
특히 암묵적으로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서 합의된, '불문율'이라고 할까요, 눈치와 사회 분위기도 무척이나 중요하게 개인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예컨데 한국에서는 자전거 도둑이 많죠. 저도 어릴 적에 자전거에 작은 발전기와 야간 조명등을 달아두었다가, 절도당한 적이 있습니다.
다만 특이하게도 자전거보다도 더 가치가 높은 맥북부터 시작해서 가방, 지갑, 휴대폰 등은 카페 등은 자리에서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놓고 유유히 화장실을 갔다와도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한국이 cctv도 있고 이런 분실물 사례가 상대적으로 적기에, 일단 신고가 들어가면 경찰에서 적극적으로 찾아준다는 점도 한 몫을 하구요. 유럽이나 미국인들은 이 광경을 굉장히 신기하고 이상하게 바라봅니다.
예컨데 지난번 파리 올림픽에서는 대놓고 선수단을 털어가던 강도떼가 유행한 적이 있고, 프랑스는 치안 문제로 타국에 무려 경찰력 파견을 요청하기도 했죠. 저도 미국에서 잠깐 살 때, 저녁 6시가 넘어가서 해가 떨어지기만 해도 밖에 돌아다니는 사람이 확 줄었습니다. 칼을 든 놈은 애교이고, 총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죠.
특히 한국인은 해외에 가면, 한국과 다른 강도떼(?)의 습격에 민감하게 대비를 해야 합니다. 미국인들은 길거리를 가다가 30분에 한 번씩 뒤를 돌아봐야 한다고 하더군요. 대놓고 휴대폰으로 전화를 하는데 그대로 자전거나 오토바이로 날치기 강도를 당하기도 하고, 주점에서는 잠깐 화장실에 갔다오는 사이 내 술잔에 누가 약물을 넣어버릴 수도 있기에 반드시 동료가 감시를 해줘야 한다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한국과 미국 문화 둘 다 잘 아는 올리버쌤은 한국과 미국의 서로 다른 느낌의 시민 의식과 공동체 의식, 사회 분위기를 매우 흥미롭게 바라보고 미국과 대비하여 잘 설명해주었습니다. 제목이 좀 걱정스럽지만 내용은 결코 국뽕이 아니니 궁금하면 한번 시청해보길 바랍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vb7NO32t3U&t=318s&ab_channel=%EC%98%AC%EB%A6%AC%EB%B2%84%EC%8C%A4
다만 이런 일반 사회 분위기와 반대로, 미국의 기득권층이나 학자 집단, 특정 연고를 통해 이루어진 가문이나 집합체들은 굉장히 끈끈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기로 유명합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유대인 조직도, 전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있으면서도 상호간의 활발한 교류와, 같은 유대교를 믿는다면 낯선 이라 할 지라도 도움을 적극적으로 주고, 그만큼 다시 보답하는 높은 단결력으로도 유명합니다.
특히 미국은 대표적인 고신뢰 사회입니다. 아니 주점에서 자리 비웠다고 내 지갑이 사라지고 술에 약이 들어갔을 지도 걱정해야 한다면서, 무슨 고신뢰? 라고 할 수 있지만, 미국은 의외로 자유와 민주주의를 표방하면서도 계층이 꽤 뚜렷하게 나누어진 사회입니다. 좀 극단적이랄까요? 진짜 떼강도들은 집단으로 마트 창문과 문을 부숴버리고 안에 내용물을 다 털어가지만, 반대로 상호간에 오랫동안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온 사람들 사이에서는, 모르는 이를 대신 보증해주면 바로 그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줄 정도로 동시에 안전한 부분도 보여줍니다.
특히 제가 개인적으로도 느낀 미국인의 특징은, 한국인과 달리 수줍어하지 않고 낯선 이에 대해서 매우 개방적이면서 쉽게 친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좀 극단적으로 남부 텍사스 중심의 백인 사회에도, 한국인 같은 동양인이 새로 들어가도 니네 문화랑 총 차 멋지다고 따봉 좀 눌러주고, 미국이 세계 초강대국이라는 팩트를 기반으로 한 칭찬과 대우만 해줘도 자기네 사회로 쿨하게 들여보네 줄 정도로 개방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제가 한 번은 스타크래프트 북미 서버를 하다가, 미국인들과 게임을 하게 된 적이 있었는데, 나름 유창한 영어로 소통하면서 한미 동맹은 영원한 것이다 라고 말 좀 해주니까 아주 좋아 죽어하더라구요. 굉장히 친해지기 쉬우면서, 순진하고 순박한 면모가 동시에 느껴집니다.
잡소리가 좀 길어졌습니다. 특히 미국은 '고신뢰 사회'로 유명한데, 이런 사회의 특징은 평소 감시와 통제에 큰 에너지와 자원을 소비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높이 신뢰를 하여, 각자 자기 분야에 맡은 바를 부패하지 않고 청렴하게 잘 원칙을 준수하며 성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믿어주는 것입니다. 때문에 눈치가 빨라야 하고, 정치질에 능숙해야 조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한국과 다소 다릅니다(물론 미국이라고 해서 정치질이 아예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고신뢰 사회의 중요한 특징은 바로 '추천서'에서 나타납니다. 예컨데 하버드대 학생들은 굉장히 높은 학비를 대출을 받아서라도 감당을 합니다. 왜 그럴까요? 딱 하나 '추천서'만 잘 견저도 진짜 남는 장사라는 판단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미국에서 추천서가 갖는 권위와 진실성은 끝내줍니다.
우리의 경우 암암리에 뒤로 꽂는다고 하잖아요, 거기는 우리가 보면 앞으로 대놓고 꽂아버린다고 표현할 정도로, 인맥과 추천서가 매우 강력하게 작용합니다. 예컨데 여러분이 대학원생으로 미국 대학원에 진학하고 싶은데, 어느 미국 교수와 친한 다른 교수님과 잘 어울렸고, 그 교수님이 미국 교수에게 여러분의 신용과 인성, 성적과 실력 등을 보증하는 추천서를 잘 써주었다? 바로 합격입니다.
미국이 초강대국이 될 수 있는 주요한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이런 고신뢰 사회의 특징 덕분입니다. 좀 극단적으로 북한은 모든 역량을 감시와 통제에 초점을 맞춥니다. 상식적으로 그런 소모적인 분야로 자원과 시간을 쏟아부우면 실질적인 발전을 하기가 어렵겠죠? 반면 미국은 일단 기본적으로 추천서 등의 서류를 믿고 깔고 시작하는 분위기 덕분에, 평소 감시와 통제, 감사 등에 자원을 소모하지 않습니다.
그럼 그렇게 해서 남는 잉여 자원과 시간은 사회 전체의 발전을 위해 투자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멕시코처럼 극단적으로 갱단이 시장을 암살해버리고, 대놓고 인권 운동가나 판검사 변호사를 가죽을 벗겨서 도로에 메달아 놓는다면, 일반 주민조차 총기를 소지하고 경찰 권력에 지나친 예산이 소요될 것입니다.
주민들이 자경단을 조직해서 스스로 방어를 해야 할 정도로 생존을 걸고 투쟁을 해야하는 사회에서, 여유와 안전성을 느끼고 행복을 추구하며 발전을 할 수 있겠어요? 당장 총 쏘는 연습을 해야 하는데 연구는커녕 공부라도 할 여유가 있겠습니까?
https://www.youtube.com/watch?app=desktop&v=sfGbtzjijm4&ab_channel=%EC%B1%84%EB%84%90ANews
한번 과거 제주도의 예시를 들겠습니다. 제가 초딩때 배운 사회 내용이라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제주도를 비롯한 과거 한국인들은 집에 담장을 높이 짓지 않았고, 대문조차 달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나마 대문의 역할은, 지금 집에 있는지 아니면 부재 중인지를 나타낼 수 있는 기다란 작대기 3개로 표시를 해두었었다고 배운 바 있습니다.
모든 사회 구성원, 마을 주민들이 서로를 감시하고 남의 재물을 탐하고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면, 굳이 질서와 법의 집행을 위한 마을의 생산력을 따로 소모할 필요가 없을 것이고, 경찰이나 군인을 뽑고 무기를 사는 대신 그 돈으로 마을에서 소 잡고 돼지 잡아서 잔치를 벌일 수도 있겠죠. 진보성향의 이상주의자는 이런 측면에서 각 국이 군비를 축소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안전을 지향하며 감축한 군비를 복지에 투자한다면 인류 전체가 좀 더 행복해질 수 있다고 주장하며, 저도 어릴 때에는 이쪽 입장을 크게 지지하였습니다.
그런데 진화생물학의 관점에서 볼 때, 모든 개체가 이타적인 종은 체제 유지와 존속이 불가능합니다. 이런 내용을 신경과학이나 경제학의 게임 이론, 컴퓨터공학 프로그래밍을 통해 과학적으로 실험을 하기도 하는데 굳이 깊이 들어가지 않고 간단하게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모든 개체가 이타적이고, 공동체를 위해서 기꺼이 헌신하고 남을 위해서 돕는다면 이상적으로 보이겠죠. 그러다가 돌연변이가 하나 나와서, 매우 이기적이고 본인의 생존을 우선시하는 개체가 나타났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럼 이타적인 집단 내에서 이기적인 개체 딱 하나는, 남을 적극적으로 이용해서 본인의 번영와 생존을 위해 악용(?)할 것입니다.(악용이라 하기도 뭐한 것이, 원래 생물은 자신의 유전자를 복제하고 남기는 것이 근본적인 디폴트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이기적인 개체가 늘고, 이타적인 개체가 줄어들겠죠? 그러다가 종국에는 이기적인 개체가 모든 집단을 차지하면서, 간단하게 이타적인 개체로만 이루어진 집단이나 종이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나쁜 놈에게 벌을 주거나, 혹은 자신의 자원을 일부러 소비를 함으로써 배신자를 색출해서 처벌을 할 때 통쾌함을 느끼며, 그것이 소모적이면서 굳이 그럴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내 시간과 자원을 투자하여 적극적으로 그런 나쁜 놈들을 잡아다 족칩니다. 우리가 이런 선천적인 통쾌함과, 배신자에 대한 불쾌감을 느끼는 것은 쉽게 말해서 타인을 악용하고 착취하는 놈이 곧 집단 전체, 인류 종에 큰 손해가 된다는 사실이 유전자를 통해 물려받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이대열 존스홉킨스 신경경제학 교수님의 <지능의 탄생>에서 나옵니다. 우리의 감정이 전혀 비합리적이고, 비논리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미국과 반대로 인도는 대표적인 저신뢰 사회입니다. 아마 중국도 저신뢰 사회로 분류가 가능할 듯 한데요, 공통적으로 넓은 땅덩어리에 막대한 인구를 자랑하는군요. 이 사회는 미국과 반대로 추천서는 전혀 공신력과 설득력이 없으며, 거꾸로 추천서가 위조되고 조작된 것은 아닌지 검증하는 회사가 많이 있다고 합니다.
미국은 추천서를 써준 다는 것은 매우 무겁고 소중한 행동입니다. 내가 보증을 서고, 내 신용의 일부를 투자하여 이 사람이 진실되고 능력이 있으며 우수하다는 것을 약속하는 것이기에, 만약 그 사람이 나중에 뒤통수를 쳐버린다면 보증을 서준 내게도 큰 손해로 돌아올 것입니다.
그래서 좀 극단적이고 불행하게도, 스탠포드 박사 출신이라면 세계 탑 수준의 대학교에서 박사를 했으니까 무조건 학계로 프리패스 할 듯 하잖아요? 지도교수가 만약 "넌 내가 봤을 때 학계로 들어가는 추천서를 써줄 수 없다. 어디 괜찮은 회사나 들어가라 한 3장은 써주겠다" 라고 말하는 순간, 그 사람은 학자로서의 생명은 끝장이 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추천서의 위력과 권위가 막강합니다.
그런데 인도 같은 저신뢰 사회에서는, 추천서는 단순 요식 행위에 불가하며, 그 내용의 진실성은 특별히 바라지도 않으며 대체로 추천서는 그냥 요구되는 양식 중에 하나일 뿐이지, 강력한 수단이 아니고 심지어 그 내용조차 믿을 수 없기에 검증하는 회사가 따로 많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여전히 인도는 경제, 인구 대국이면서도 달에 우주선까지 발사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기술력과 과학력이 있지만, 사회 보편적으로 평균에서 보자면 여전히 중국에도 밀리는 신뢰 수준과 청렴 지수를 가지고 있습니다.
중국이랑 인도 함부로 무시하면 안됩니다. 일단 체급에서 한국과 차이가 나기에, 비록 한국은 GDP 대비 세계 2위 수준의 높은 비율로 R&D 예산을 투자하지만 멍청한 대통령의 가벼운 언행으로 인한 불확실성, 경직된 분위기, 글로벌 교류가 부족한다는 점 때문에 다소 비효율적이며 문제가 많다고 지적됩니다. 추가적으로 국제정치학 관점에서, 제가 한국의 지도자라 하더라도 달에 쏠 우주선 보다는 베이징이나 도쿄, 모스크바에 박아버릴 미사일을 하나 더 만들 것 같습니다.
https://v.daum.net/v/gfye453mPp
잠깐 또 전쟁사 이야기를 하자면, 파키스탄은 낮은 국력에 비해서, 인도라는 강대국과 원수지간이기 때문에 비공식적으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을 정도로, 인도와 유사시 캐삭빵을 칠 준비를 하는 극단적인 상황에 처한 나라입니다. 당연히 인도도 핵무기를 가졌고요.
한국은 그럼 어느 수준일까요? 당연히 미국만큼 고신뢰 사회라고 보기에는 힘듭니다. 여전히 원칙을 중시하지 않는 부패하고 무능한 정치 지도자들과, 그런 지도자들을 지지하는 국민, 요식 행위로 미국의 제도를 그냥 베껴서 오고 근본적인 교육 제도를 정비하지 않은 학생부 종합 전형, 학생보고 추천서를 써오라고 하는 많은 사례 등등. 인도만큼 개막장은 아니지만, 미국만큼 튼튼하지는 못하기에 중신뢰 사회 정도로 분류가 가능할 듯 합니다.
그래서 최소한 한국은 추천서 내부의 내용을 믿지는 않더라도, 해당 추천서가 진짜라고 인정은 해줍니다. 인도처럼 추천서 진위조차 의심하는 수준은 아닌 것이죠. 앞으로 한국이 진정한 선진국이 되고 풍요로움을 누리기 위해서는, 이런 사회 분위기에도 큰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동양 철학과 사주에 대해서도 틈틈히 유튜브를 보는데, 흥미롭게도 매우 비슷한 개념, 그러니까 게임 이론과 신뢰 사회에 대한 내용이 등장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7Kd1ty7UD4&ab_channel=%ED%83%9C%EA%B7%B9%EC%82%AC%EC%83%81%EC%97%B0%EA%B5%AC%EC%86%8C%28%EA%B5%AC%EB%8F%99%EC%96%91%EC%82%AC%EC%83%81%EC%97%B0%EA%B5%AC%EC%86%8C%29
사주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이 무척이나 흥미롭습니다. 크게 이 세상은 '비의 공동체'와 '태의 공동체' 2가지가 있다고 하는데, 태는 긍정적인 것이고 비는 부정적인 것입니다. 태의 공동체에 있다면, 내가 적게 기여하고도 많은 것이 돌아오고, 비의 공동체에서는 아무리 노력을 해도 돌아오는 것이 적어서 막힐 비, 그러니까 기가 막혀서 말이 안나오게 된다는 것입니다.
공자님 등 위대한 성인들은 결코 이런 비의 공동체, 부정적이고 쓰레기 같은 놈들이 즐비하고, 남을 이용해 먹으려는 이기적인 존재라면 꽉꽉 채워진 공동체를 위해서 헌신하고 희생하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빨리 그걸 느끼고 당장 그 곳을 빠져 나오라고 가르치십니다.
쇼펜하우어인가 가끔 인스타 명언으로 올라오는데, "니 주변에 가장 가까운 사람 5명의 평균이 니 미래다"라는 굉장히 직설적인 이야기를 했다고 짤과 함께 돌아다니더군요. 정말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묵자흑이라는 말이 있듯이, 무슨 사람을 곁에 두느냐에 따라서 사람이 정말 좋게 발전하기도 하고, 나쁘게 뒤틀리기도 한다는 것을 누구나 잘 느끼고 있으며 저도 자주 이야기를 들어왔습니다.
태의 공동체에서는 쉽게 말해서 이타적이고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고, 거기서 은혜와 보답을 받기가 매우 수월하다는 것입니다. 내가 조금만 신경쓰고 노력을 해주고 투자를 해줬음에도, 그것보다도 더 많은 것이 돌아와서 나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위에서 설명한 고신뢰 사회인 미국이 떠오르지 않으십니까?
그런데 문제는 이런 소문난 잔치상, 그러니까 좋은 공동체 태의 공동체는 누구나 들어가고 싶어한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기적이고 나쁜 놈들도요. 그래서 그런 태의 공동체는, 아무런 장벽이나 심사 요소가 없다면 곧 이기적인 놈들이 우루루 몰려 들어와서 남들을 이용해먹으면서 곧장 변질이 될 위험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바로 추천서 같은 고신뢰 사회의 주요한 장치들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이 사람이 이기적이고 쓰레기인지, 이타적이고 좋은 사람인지를 추천서를 통해서, 이미 해당 공동체에 속한 사람이 보증을 서주고 진입을 허용한다는 것입니다.
일일이 누군가 들어올 때마다, 이 사람이 진짜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검사를 하려면 시간과 노력, 자원이 너무 많이 소비되겠죠? 그러니까 그 사람과 친하거나 오랫동안 지낸 사람에게 물어봐서 한번 동료 평가를 들어보고 그걸 토대로 효율적으로 우리 집단으로 인정을 해줄 지 심사를 한다는 것입니다. 추천서는 효과적인 수단이면서도 전체 공동체 입장에서는 매우 적은 자원을 소모하는 효율적인 지표입니다. 그냥 한두 장 추천서를 읽으면 거기에 다 나와있는데 무슨 면접이나 시험이 추가로 필요하겠습니까.
주역과 사주에서도, 동양 철학에서도 이런 비슷한 개념이 있다는 것이 매우 놀랍습니다. 단지 현대의 수학과 과학, 경제학에 힘업어 좀 더 구체적으로 서술된 것 뿐이지, 이미 근본적으로 이런 원리는 아주 오래 전부터 존재해왔다는 것입니다.
배려하는 사람, 이타적인 사람이 진정으로 이익을 보고 잘 살아남으려면, 쓰레기 같은 놈들이 드글드글한 비의 공동체가 아니라 태의 공동체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고, 그걸 위해서는 미국의 경우에는 해당 조직에 속한 누군가의 권위와 신뢰를 보장하는 추천서를 요구받는다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미국은 소위 상류층이 일종의 집단과 계급을 만들어 놓은 다소 이상적이지 못한 부분도 있는 듯 합니다.
특히 최근에 어느 국회의원이 헌법 재판소에 대통령 탄핵 사유와 그 구체적인 예시에 대해서 물었는데, 답변이 대략 "국정 운영에 대한 신뢰가 상실되었을 때"라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어느 대통령이 계속 냅두면 알아서 잘 원칙에 따라 대한민국을 위해서 열심히 유능하게 하겠다는 믿음보다도, 이 ㅅㄲ를 냅두면 언젠가 나라를 팔아먹어버리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불신이 생기면 그땐 탄핵을 당해 마땅하다는 말입니다.
이처럼 신뢰라는 것은 중요한 것이고, 동시에 보이지 않지만 매우 강력한 자원이면서도 좋은 미래를 위한 필수 요소입니다. 여러분도 스스로에게 진실되고, 선의와 도움에 깊은 감사함을 느끼고, 이타적이고 따뜻한 마음으로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바입니다!
<수국비 상>
https://docs.orbi.kr/docs/7325/
<수국비 하>
https://docs.orbi.kr/docs/7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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