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를 경험하라! - 우리는 공부는 왜 하고 박사는 왜 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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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오늘은 기분도 꿀꿀한데 제 자랑을 좀 하려고 합니다.
제가 여태 글을 연재하게 된 계기, <수국비>를 집필하게 된 핵심 원동력, 재수 생활을 하면서 얻은 깨달음, 부산대 1학기를 잠깐 다니면서 고등교육을 받게 된 경험(특히 컴퓨팅 사고라고 코딩 수업)을 망라하여 당시 재수학원에서 대학원 출신의 영어 선생님께 제가 깨달은 바를 설명드렸는데요
그때 영어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이때 제가 뭐라 했었냐면, "학습은 과학적이고 효율적이어야 한다!"라는 결론을 말했었죠)
"넌 재수 2년동안 이 세상의 도를 깨우치는구나. 이 세상의 도가 어디 특별한 데 있겠냐 수능 공부에도 도가 있다" 라고 하셨습니다.
부산대성학원에 그 선생님 아직도 잘 계시는 듯 하네요
제가 지난 여러 번 글을 통해서 영어를 진짜로 잘한다고 말씀드렸죠. 의외로 어떤 과목을 잘하면 학생들이 그 시간에 자버리는 경우가 많던데, 전 거꾸로 영어 수업 시간에는 절대 졸지 않았습니다(사실 제 성격이 스트레스 엄청 받는 성격이라서 수업에서 자는 경우는 편도선염이 왔을때 정도였습니다) 영어 절대평가가 된 마당에 자습 때 공부하긴 진짜 아깝다, 수업 시간에만 집중하고 나머지는 수학에 올인하자 였습니다.
사실 이 선생님한테 영어 수업은 열심히 들었고, 아마 그런 제 태도를 잘 봐주셔서 나중에 자습으로 영어 수업을 빠질 때는 그동안 수업 열심히 들어줘서 고맙다는 말씀 정도만 나눈 것이 전부였습니다. 아 근데 나중에 우연히 제가 깨달은 학습에 대한 깨달음을 설명하니까 선생님이 정~말 잘 들어 주시더라고요. 연세대 석사가 만만찮구나를 많이 느꼈습니다.
재수학원 선생님들은 대체적으로 고등학교 선생님들과 달리 수능에 특화되었으며, 많은 학생들을 본 경험이 많습니다. 그들의 하는 말씀들을 들어보면 일맥상통하는 점이 많다고 느낍니다.
저는 재수를 한 경험을 절대로 후회하지 않습니다. 만약 고3때로 돌아가서 너 만약에 연세대나 서울대 붙여줄 테니까 결정해봐. 명문대 바로 갈레 재수학원 갈레? 하면 전 단연코 재수학원으로 가겠습니다(지금 가고싶어하는 존스홉킨스 정도라면 좀 애매해질거 같다)
그 만큼 재수를 하면서 공부의 깊은 경지에 도달해보았고, 그 바탕으로 되어 지금까지 글을 쓰고 오르비도 알게 되고 교육에 관심을 가지다가 결국 최종적으로 신경과학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좀 뜬구름 잡는 소리 말고 본론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제가 다니는 대학의 물리학과 교수님이 이런 말을 하셨습니다
"박사 학위로 먹고 사는 사람이 별로 없다. 나만 해도 박사 학위 전공 분야와 지금 가르치는 분야가 다르다. 박사의 의의는 최고를 경험해보는 것이다"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인가 좀 고민을 해봤고, 여러분도 이해하기 쉽게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흔히들 물고기 잡는 법이라고 하죠. 대체 왜 하필 물고기인지는 모르겠지만, 물고기를 수능 공부에 비유해보겠습니다.
https://www.khan.co.kr/ePR/article/201812271927005
흔히들 수능 공부는 사고력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학력고사는 그야말로 3당 4락의 암기 위주였으나, 수능은 국어 비문학 지문만 보아도 절대로 미리 알고 있는 지식으로 풀 수 있게 내지 않습니다. 대표적으로 수능은 물고기 자체가 중요한게 아니라, 물고기 잡는 방법을 알아야 잘 치를 수 있는 시험입니다.
우리가 수능 공부를 진짜 열심히 합니다. 근데 우리가 평생 수능 공부를 하거나, 혹은 학원 강사가 되나요? 아닙니다. 그런데 왜 수능 공부를 시키는 것일까요.
그 답을 이렇게 정리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물고기 잡는 방법을 공부함으로써, '사냥'에 대한 깊은 본질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른 동물을 잡아먹는 본질, 기틀을 다진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수능 공부를 했다고, 쉽게 말해서 물고기 잡는 방법을 연습했었다고 해서 무조건 물고기만 평생 먹고 산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단순히 물고기 잡는 방법 자체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그 이면을 살펴야 합니다. 달을 가리킬 때 대부분 사람들은 손가락을 쳐다보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우린 달을 쳐다봐야 합니다.
물고기를 잡아봄으로써 우리는 '사냥'이라는 행위 중 한 가지 예시를 공부해보는 것입니다. 물고기 사냥법을 전문적으로 터득해서 진짜로 평생 물고기만 잡는 사람도 있습니다. 학원 선생님이나 학교 선생님이 그런 분들이죠. 근데 한 해 고등학생이 지금은 많이 낮아져서 한 30만대?로 알고 있습니다. 30만명이 매년 교육학과나 수학교육과에 가질 않습니다.
당장 저도 수능 국어 공부를 깊이 해보았고, 그걸 바탕으로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공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게 가능한 것일까요. 왜냐하면 수능 국어 공부를 통해서 '학습'에 대해 깊이 알아보았고, 이를 공학 공부에도 적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능 국어 비문학 지문 풀듯이 핵심 정보를 위주로 빠르고 정확하게 정보를 받아들이니까 공학 공부도 정말 쉽습니다.
저는 아직 박사 학위 소지자가 아니지만, 박사 학위도 이런 식으로 이해합니다. 박사 학위에 대해서 조금만 찾아보아도 굉장히 핀셋처럼 미세한 전공 분야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정 영역에 특화된 전문 지식으로 먹고 살 확률이 낮습니다. 애초에 취업 기회조차 없을 수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무조건 박사 학위자가 석사 학위자보다, 석사가 학사보다 취업에 유리할 것이라는 환상을 품곤 합니다. 절대 아닙니다
https://gradschoolstory.net/yoonsup/what-phd-means/
물론 당장 제 지도교수님은 박사 학위 분야와 지금 연구하는 분야가 일치합니다. 근데 제가 가려고 하는 신경과학의 대가, 존스홉킨스 대학의 이대열 교수도 박사 학위 분야가 고양이의 시각 피질입니다. 그런데 그 분은 지금 원숭이 실험을 통해 decision making에 대한 연구를 하고 계시죠.
우리의 상상대로라면 고양이 시작 피질로 박사 학위를 받으신 분은 평생 고양이로만 먹고 살아야 할 것 같은데, 아니라는 것입니다. 고양이에 대해서 깊이 연구해본 사람은, 원숭이에 대해서도 깊이 팔 역량이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구체적인 지식이나 테크닉들은 다 달라지겠죠.
아! 그러니까 박사 학위까지 깊은 공부를(대략 10년으로 의사가 의대나와서 인턴 레지던트까지 하는 기간과 비슷) 하는 것은 일종의 사고력 시험과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앞서 언급한 물리학과 교수님께서 '최고를 경험하라'라고 하신 것이었습니다.
여러분이 잘 아는 괴짜 사업가 일론 머스크는 저처럼 재료공학과 출신인데 지금은 뉴럴링크를 비롯한 다양한 소프트웨어나 신경과학에 대한 투자도 하고 있습니다. 재료공학과 출신이니까 무조건 재료공학으로만 먹고 산다? 천만에 말씀이라는 것입니다.
당장 제 학부 선배님들의 취업 이야기만 들어도 좀 웃깁니다. 서류에서는 전공 학점을 중요하게 보고 면접에서도 전공 지식을 묻더니, 정작 들어오고 나서는 코딩 공부만 엄청나게 시킨답니다. 참고로 저희 학과는 코딩은 절대로 배우지 않는, 전자공학과와 대척점에 있는 학과입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코딩에 대해 요만~큼 아는 사람보다도, 어떤 전공이든 뭔가 깊이, 잘 공부해본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제가 재수를 결심하게 된 것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어차피 인생에서 한 번 치르고 넘어가는 수능인데, 제가 뒤돌아보니 고등학교 때 너무 방황을 많이 하느라고 제대로 수능 공부를 못해본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많이 아쉬워서 재수를 선택한 것이었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지만 그 덕분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그 역량과 사고력을 바탕으로 이렇게 글도 쓰고 다양한 이공계나 인문학 공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마 그때 빡세게 트레이닝을 받지 못했었더라면 지금보다 오히려 공부를 못했었을 듯 합니다. 확실하진 않지만 재수 출신들이 대학 공부 자체도 잘 한다는 평도 있고요.
특히 수능 공부를 통한 깨달음을 그야말로 집대성한 <수국비>는 이후에도 제 이력으로 든든한 지원이 되어줍니다. 제가 스스로 글 좀 쓴다고 백날 이빨을 까는 것보다도 그냥 760쪽짜리 전자책 집필해봤다고 말하는게 훨씬 더 임팩트가 큽니다.
꼭 책일 필요도 없습니다. 여러분도 한번 나름의 최고를 경험해보길 바랍니다. 놀꺼면 그것도 대충하지 말고, 진짜 제대로 놀아봤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게임 좋아한다고 누구나 탑 수준 되진 못하잖아요. 노는 것조차도 탑을 한번 찍어보면 세상을 보는 시각이 달라집니다. 저도 그랬었고요.
<수국비 상>
https://docs.orbi.kr/docs/7325/
<수국비 하>
https://docs.orbi.kr/docs/7327/
알고리즘 학습법
https://orbi.kr/00019632421 - 1편 점검하기
https://orbi.kr/00054952399 - 2편 유형별 학습
https://orbi.kr/00055044113 - 3편 시간차 훈련
https://orbi.kr/00055113906 - 4편 요약과 마무리
사고력이란 무엇인가
https://orbi.kr/00056551816 - 1편 바둑과 수싸움
https://orbi.kr/00056735841 - 2편 예절
https://orbi.kr/00056781109 - 3편 자유로운 직업세계
https://orbi.kr/00056882015 - 4편 따라하기
https://orbi.kr/00057164650 - 5편 어린 놈들이 약아서
https://orbi.kr/00057384472 - 6편 자기 스스로를 알아차리기
https://orbi.kr/00057614203 - 7편 체력분배
https://orbi.kr/00057650663 - 8편 수학적 상상력
https://orbi.kr/00057786940 - 9편 편견깨기
https://orbi.kr/00058147642 - 10편 시냅스, 알고리즘의 강화
https://orbi.kr/00060975821 - 11편 자문자답
https://orbi.kr/00061702648 - 12편 '박영진 이혼전문변호사'를 통해 재밌게 알아보는 법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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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4편 최고를 경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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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원 선생님처럼 모든 경험이 점처럼 찍혀 결국엔 하나의 선을 이뤄 그림이 된다란 말이 생각이 나네요. 결국 어떤분야 배우는 것은 그 분야적 사고도 배우고 박사학위도 어째보면 라이선스적 개념보다는 전문가나 혹은 탐구적인 경험을 하며 얻은 산물이 소중한거군요
좋게 읽어주신다니 감사합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결국 고수들의 하는 말들은 다 일맥상통하고 비슷비슷하기 마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