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us' Blanket [433975] · MS 2012 · 쪽지

2014-10-09 00:19:47
조회수 3,981

삶이 방향을 잃으면

게시글 주소: https://ebsi.orbi.kr/0004933475

어떻게 해야할까요..? 그냥 가슴이 무척 답답하고 우울할 때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저만치 멀던 현실이 갑자기 가깝게 느껴진다면...
대학교 들어와서부터 지금까지 항상 남들 하는 것을 하기 위해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기만 했는데, 아버지께서 직업을 잃으시고 입대 시기가 이르게 정해져버린 제 삶은 어디로 가는 건지 모르겠네요...

사실 이런 고민이야 제 나이일 때 으레 한 번 쯤은 해볼만한 고민이긴하겠지만.. 아버지께서 당신이 30년을 바치신 회사로부터 토사구팽당한 그 서운함과 그 어느 때보다도 커진, 어깨에 놓인 가족이라는 짐의 무거움을 온전히 느끼시는 그 모습을 누가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며칠 전 아버지께서 집에 일찍 들어오셔서 당신의 자존심에 난 상처와 저를 보며 나는 한숨을 달래려 베란다에서 창 밖으로 담배를 피우실 때, 그 뒷모습의 서글픈 그림자는 저로서는 정말 안타까우면서도 죄송하였습니다. 또, 혼자 저녁을 드시기 외롭다며 저더러 집에 일찍 오라 하시던 그 모습은 저를 너무나도 슬프게 하였습니다.
사실 이걸 적고 있는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눈물이 납니다. 아직 삶이란 게 뭔지 몰라서 헤매고 있는 저에게는, 아버지의 슬픈 모습은 저에게는 커다란 짐이 된 것 같네요..
오늘은 좀 걸어야겠어요..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