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uazida [909119] · MS 2019 (수정됨) · 쪽지

2019-11-27 20:07:21
조회수 2,355

환경이 각박한 수험생분들께

게시글 주소: https://ebsi.orbi.kr/00025759288

메인글 보다가 문득 글을 씁니다.

뻘글이거나 다소 두서없을지 모르겠네요. ㅠㅠ


이 글을 보는 사람들 중 누군가는 정말 최악의 환경에 있겠지요. 하는 일마다 잘 안 돼고.. 환경적으로 가정적으로 경제적으로 너무나 힘들고... 저는 그렇게 극한 상황까지 가보지는 못했지만, 어쩌다보니 학교생활을 하는 동안 상담해주는 사람처럼 이미지가 생겨 이것저것 주워들었습니다.


그 중 여러분들께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몇 가지 떠올리자면,


1.

지금 그 기분과 중압감이, 여러분들이 이겨내지 못한다면 결국 미래에 여러분들에게 소중한 누군가에게 위임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전부 다 자기 몫을 하고, 부유하게 살면 좋죠. 근데 아쉽게도 사회는 그렇게 녹록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지금 그 환경을 이겨내시지 못한다면 결국 그 기분을 누군가가 여러분을 대신해 느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합니다. 저는 이 말이 정말 무서웠습니다. 그 끔찍한 기분을 나 말고 다른 사람이,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 내가 무능해서 대신 느껴야 한다는 말이니까요.. 나약해질 때마다 다잡을 수 있는 말인 것 같습니다.


2. 

가끔 겁날 때가 있습니다. 이게 지나고 보면 아무 것도 아니고, 더 어려운 것들이 우릴 기다린다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이것도 이리 힘든데, 어떻게 이것보다 더 힘들 수가 있지라는 생각을 했어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는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미화되기에, '지나고 보면' 별 것 아니게 되죠. 하지만, 그 순간 그 순간에, 그 한 명 한 명에게는 지금 이 순간 내 앞에 있는 산이 가장 큰 산이고 벽입니다. 이것보다 더 큰 산은 지금 없습니다. 지금 그 자체로도 벅차실 테니 뒤의 일은 계획하되, 걱정하지 마세요. 그때 되면 또 그때대로 해내실 겁니다.


3.

때로는 꿈이 엄청나게 무겁습니다. 어찌나 무거운지 그냥 내려놓고 그 뒤로 제가 숨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어떤 친구는 본투비 다이아몬드두뇌에 금수저... 그 친구는 꿈을 정말 가벼이 들고 날아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 뒤에 남겨진 저 자신은 항상 초라합니다. 어쩌면 내가 성공해봤자 저 친구의 시작점만 못하겠구나 싶을 수도 있습니다. 근데 다들 아시겠지만 사실 이러한 비관론적 생각은 저에게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꿈 뒤에 더는 숨지 않고 그냥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끌고 나갈 생각입니다. 어느날 꿈이 현실이 된다면, 저는 기꺼이 또다른 꿈을 꺼내 등에 지겠죠. 물론 저는 그다지 뛰어난 사람이 아니기에 중간에 많이 실패할 겁니다. 다만, 저는 꿈을 방패막이로 쓰다가 결국 현실에 꿈이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리는 그런 바보같은 짓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꿈이 내 방패가 아닌, 내가 꿈의 방패처럼 행동하는 사람이길.


----------


그냥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것저것들을 주섬주섬 주워보았습니다. 쓰다보니 길어졌네요. 

제가 또 따뜻한 위로는 잘 하지 못하는 사람이라서.. 양해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지금 이 글을 보는 여러분들이 어떠한 상황일지 저는 알지 못하지만 부디 그 상황이 더 좋은 방향으로 변화되기를 바랍니다. 

내년 수능을 보려는 친구들은 꼭 남은 1년, 걱정보다는 계획을 해서 지난 후 미련보다는 보람이 남길 바랍니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