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반수를 시작하기전에 반수를 돌아보면서 쓰는 글
게시글 주소: https://ebsi.orbi.kr/000208586
반수를 선택해 이번에 시험을 본 문과학생입니다.
반수를 처음 하겠다고 마음 먹게된 건....
아마 작년 현역때 9월이었을 겁니다. 육사시험을 봤었는데
떨어졌었습니다. 그것도 몇십점 차였으면 인정했을텐데 아슬아슬하더군요.
성질이 났습니다. 그래서 대학을 어디가던 한번은 더 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후 올해 2월말 OT에 가서 학교에 실망을 하고
3월초 중학교 떄 부터 좋아하던 친구를 만났는데 너무 초라하더라고요.
그래서 호기로 반수를 시작했습니다.
반수를 맘먹기전 집에 술먹고 들어와서 다시 수능 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깽판을 쳤던 터라 부모님 몰래 했습니다.
학교가는 날에는 쉬는 시간 및 이동시간을 쪼개서 단어를 외우고
집에 가는 셔틀버스를 기다리면서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를 했습니다.
쉬는 날에는 집 근처에 도서관이 많아서 아침 8시부터 도서관에 가서
징하게 하다가 재수하는 친구들과 나왔습니다.
한 3주 하다보니 부모님이 눈치를 채셨더군요. 그래서 말씀을 드리고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4월.....지금 다시 생각하니 이 때부터 뭔가 삐걱대었습니다.
부모님이 반수를 하는 대신에 학군단 시험을 보자는 조건을 거셨습니다.
평소 대학진학 후에는 학군단을 지원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당연히 지원했습니다. 학군단 지원으로 인해 스케줄이 삐걱거리기 시작했고
은근 슬쩍 두리뭉실하게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1학기를 마쳤고 여름방학이 되었습니다. 여름방학....이 때 완전 주저앉았습니다.
점심값, 저녁값 아깝다고 집에서 공부를 하려 했습니다.
안그래도 평소 통제력이 약하던터라 부모님도 말리셨지만 우겨서 했고 망했습니다.
아주 처참했습니다. 6월에 모의를 아주 잘 본터라 혼자 자만해서 여유로웠죠.
그 결과 9월에 아주 제대로 뒷통수를 맞고 휴학을 결심하고 부사관훈련을 받는 형이
집에 휴가를 왔을때 부모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엄청 반대하셨습니다.
형마저 말렸습니다. 정말 억울하고 화나서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조금만 더 가면 될 거 같은데 말리시니 눈물이 다 나더라고요.
그래서 일주일을 미친듯 공부했더니 부모님이 허락을 하셨고 형이 형 월급을 모아서라도
니 등록금은 대줄테니 걱정마라고 했습니다. 정말 고마웠습니다.
이 때 마음만 가지고 갔더라도 잘 되었을텐데 제 의지력이 정말 버러지였습니다.
그 마음이 오래가지 못하고 불안감이 커지더니 점점 친구들 만나는 횟수가 잦아지고
오르비에서도 몇시간씩 붙어있고....결국 수능날이 다가왔습니다.
수능 볼때는 정말 기가 막혔습니다.
언어는 30분이나 남았고
수리는 촉박했지만 아는것은 다 풀었다고 생각했고
외국어도 20분이나 남았습니다. 사탐도 아주 편했습니다.
근데 집에 와서 체점하는 순간 뒷통수가 찌릿하더군요.
너무 빨리 풀고 자만하느라 점수가 아주 화려했습니다.
정말 어려운거만 골라서 다 맞고 쉬운것만 골라서 다 틀려주었습니다.
집에 와서 그 때 좀만 더 신중하게 봤으면 성급하지 않았으면.....후회가 밀려왔지만
뭐 바꿀 방법도 없으니 이제 겸허하게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아직도 과연 삼반수까지 하면서 제가 원하는 대학을 가야하는지 불안한 것도 사실이고
지금 학교에서 그냥 하고싶은 거 하면서 안주하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이대로 멈추면 평생 떳떳하지 못할 것 같아서 삼반수해보렵니다.
내년에는 꼭 입시실패기가 아닌 수기에 글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관동별곡 유씨삼대록 옥린몽 세개중에 하나는 나올려나 2
문학중에 이거 3개만 안했는데 일어나서라도 할까 ㅅㅂ
-
자살 마렵네 0
여간 일도 아니지만
-
오늘 밤새서 정상화 해야지
-
흠
-
옛날에 오르비에서 강의 하셨는데 지금은 어디서 강의하시는지 아시나요..
-
어릴때부터 꿈이었던 교대 입학하고 실습 가보니 적성에도 맞는 것 같고, 입결이야...
-
평가원보다 어려운데 정상인가요? 어려운3점부터 막히거나 못푸는데 정상인가요?...
-
이제 수능이 D-2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이에 수능을 많이 경험한 저의 수능날...
-
아존나춥다 0
어차피 못잘거 공부라도 하려고 안들어갓는데 걍 통금풀리는시간만기다리는사람됨
-
컴팩트한 기출 1
1월 전까지 수1 기출을 한바퀴 돌리려 하는데 컴팩트한 인강강사 기출 뭐가있나요..?
-
작년말고 28번은 할만함? 26,27,29,30번은 4등급기준 어느정도임
-
아님 안 붙이고 수험표 뒤에 벅벅 써도되는건가요? 수험표 뒤에 쓰는 것도 검사받아요?
-
오늘 2시간만 자고 내일부터 10시에 자는 거 어케 생각함?
-
화이트헤드 나올지는 모르겠는데 나오면 헤겔 시즌2가 될만한 잠재성이 있어서 좀 무섭네요..
-
내년 상반기에 헌급방 지정 박고 입대할거같은데 군수 할만 하나요? 그리고 군수한다면...
-
11 12 1
주차장에서 담배 피는데 뒤에서 어느 집의 아버지와 꼬맹이 딸 둘이 얘기하며 오는...
-
채택완
-
04들아 올해 가자
-
뭔가 까마득한 느낌임. 내 학창시절을 지배했던 15개정교육과정도 이제 정말 끝물이구나.
-
첨에 강민철 독서 문학 둘 다 들었는데 독서는 잘 모르겠고 문학은 되게 유용했어요!...
-
어떻게 해야 잘할까요.. 함수~순열조합이 시험범위인데 함수는 걱정없는데 순열조합은...
-
https://youtu.be/RYHOoAZSVUM 영어 듣기 인트로 브금......
-
긴장되겠다 2
람쥐
-
장수생은 대학 가면 동아리나 미팅도 못한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20
이거 진짠가요
-
전개 잘 되다가 결말이 좀 이상한데 잘못 읽은줄 ㄷㄷ
-
오야스미 2
캬루!
-
어삼쉬사나 준킬러 같은거
-
자꾸 저한테 생명과학 찍특을 판매해달라는 글이 많은데요, 최소한 올해는 찍특을...
-
사만다 시즌3랑 파이널 44~47 적중예감 42~45 떳는데 수능 때 2는 뜰 수 잇겟죠?………ㅠ
-
낼모레 수능인데 한파는 커녕 낮에는 걸으면 땀나더라… 라떼는 수능날 패딩입고 입구...
-
포부 적고가라 못 할 거 뭐 있 냐
-
개념도 좀 잘 훑어주는 그런 ..
-
개씨발
-
수능 끝나면 막상 수능 끝난 것이 실감이 안 나고, 막상 놀려고 하면 뭐 하고...
-
걍 치러가야지 마지막까지 힘냅시다
-
로맨틱코미디론 8
정통 로맨스 말고 로맨틱코미디는 단행본 기준 10-15화 내외로 끝내야 한다 그래야...
-
수능때 다가오니까 왜이렇게 눈물이 날거같지.. 다들 진짜 잘봐서 성불했음 좋겠다
-
병신 0
내가 니까짓거 만나려고 이렇게 코르셋 조이고 사는줄 아냐 양심이 있으면 반의...
-
소요 95분 작년에 사두고 못 푼 거 아까워서 푸는 중 #13 유일하게 못 풂,...
-
전반적인 기조가 작년 3월부터 이상했습니다. 현역들만 쳤지만 1.98...
-
눈물이계속나오네 5
-
아 ! 2
sex 하고싶다
-
모기 0
진짜 변수관리 개뻑세게 했는데 겨우 모기 한마리때문에 3일 연속 하루 망가지니까 진짜 졷같다
-
다 자러간거임? 1
나도 자야지....
-
끝내고 잠깐 쇼츠 켰는데 바로 공부 재능 얘기 나와서 우울해짐 솔직히 재능 드립...
-
난 ppt발표할때 12
한번도 대본 안만듦 PPT에 글자도 거의 안채움 그냥 그때그때 임기응변으로 발표함...
-
가능…??? 9모 윤사 백분위 99였는데 몇일 놔서 그런가 실모푸니까 갑자기 3개씩...
-
황투코인 황슬라 믿숩니다
-
Ppt 한 슬라이드당 15초 동안 말할 내용만 딱 말하는 연습 중인데 빡세다…...
삼반수화이팅